전 시 명 : Heterotopia: 한석현기 간 : 2024년 7월 9일 부터 7월 23일 까지 / 일요일, 월요일 휴관운영시간 : 오후 1:00 부터 오후 7:00 까지장 소 : 잔느 (충북 청주시 서원구 사직대로 298-1)주 관 : 잔느지 원 : 문화체육관광부, 예술경영지원센터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 반공간(counter-space)이 미술적으로 드러나는 방식_김웅기(미술평론가) 식물과 정원을 미디움으로 작업하는 아티스트 한석현의 전시 <헤테로토피아>가 열린 잔느 갤러리 공간은 단출하고 건조하여 삭막하게 보일 정도였다. 십자로 제작된 나무의 두 수평축에는 자귀나무 화분이 마치 천칭저울에 매달린 듯 한쪽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었다. 매달린 화분 속의 생명인 식물이 힘겨워 보였다. 흰 벽에 설치된 나무선반과 그 구조물에는 말라서 이미 죽은 듯이 보이는 화분 속의 식물이 링겔병을 통해 수액을 공급받고 있었다. 마치 식물상태의 중환자에게 투여되는 마지막 의료 시술처럼 보였다. 또 하나의 호스로 연결된 세 개의 화분 속의 식물은 애처로웠다. 생명줄 하나에 서로의 생명이 매달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병원 같기도 하고 실험실처럼 보이던 전시장에 덕트테이프로 붙어 있는 화분을 보면서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유쾌한 이태리 아티스트 마우리치오 카텔란이 자기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딜러나 바나나를 덕트테이프를 붙인 작품에 대한 오마주로 한석현은 화분을 벽에 붙였다. 뭔가 치유하고 실험하는 공간처럼 보이던 전시장이 이 작품, <리스펙트>때문에 유머러스하고 위트가 넘치는 건조하지만 따뜻한 분위기가 났다. 화이트 큐브라는 전시장 안에 전시되는 것은 무엇이든지 예술이 된다는 모던 아트의 전설은 마르셜 뒤샹에 기원을 두고 브라이언 오 도허티(Brian O Doherty)로 이론화 되었다. 화이트 큐브라는 전시 공간 자체는 외부 빛이 차단되어서 그 하얀 벽과 그 벽 속에 있는 공간 속에 전시되어 있는 미술품은 바깥 세계가 갤러리 안으로 침투하지 못하도록 봉쇄하는 역할을 한다. 마치 교회 건축물의 성전과 같은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이 공간 속에서 전시된 미술품은 그 자체로 생명을 가진듯한 자유로운 상태로 화이트 큐브라는 공간 안에서 숭고한 가치를 부여 받고 영원성과 초월성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이 화이트 큐브야말로 전시 제목으로 사용된 헤테로토피아의 현실적 공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본시 미쉘 푸코가 헤테로토피아를 “주어진 사회 공간에서 발견되지만 다른 공간들과는 그 기능이 상이하거나 심지어 정반대인 단독적 공간”이라는 의미로 사용하였다. “현실적인 동시에 신화적”이고, 현실에 존재하여 “위치를 가진 유토피아”이며 “자기 이외에 모든 장소에 맞서서 어떤 의미로는 그것들을 지우고 중화시키고 혹은 정화시키기 위해 마련된 장소”라는 것이다. 우리가 정상적으로 살아가는 일상적 장소의 외부에 있는 장소이면서 장소가 아닌 “반공간”으로 화이트 큐브가 존재한다. 아무짝에도 살아가는데 소용없는 미술이 그 완벽한 비효용성 때문에 일상의 모든 효용성을 비추어 볼 수 있는 것처럼 현실의 일상 공간의 바깥에서 일상을 대상화 하고 그것을 비추어 볼 수 있는 장소가 된다.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삶의 방식에 감정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그 제기된 이의를 통해 자신의 삶과 그 주변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가능성을 미술이 부여한다. 그미술의 현실적 형태인 작품을 우리 눈앞에 현전시키는 장소가 화이트 큐브이면서 헤테로토피아다. 잔느라는 화이트 큐브 속에서 아티스트 한석현이 구현한 식물의 힐링센터나 실험실같은 공간의 구성에서 스스로 그러하다는 자연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확인했다. 지구상에서 인간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어진 이상 자연은 인간화된 자연일 뿐이다. 전시된 한석현의 작품 자체는 마치 하나의 완결된 자동제어 시스템, 나아가 인공적으로 자연으로부터 독립된 생태계처럼 보였다. 일종의 재현된 생태이고 조작된 유사생태다. 그래서 이 전시는 자연 그 자체가 어쩐지 헤테로토피아로서 우리에게 반공간적으로 존재하고 있지 않은지에 대한 문제제기를 아티스트가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어쩐지 들었다. Balance, 혼합매체, 가변크기, 2015-2024 Balance, Mixed Media, Variable Dimensions, 2015-2024 살리자, 혼합매체, 가변크기, 2024 Saliza, Mixed Media, Variable Dimensions, 2024 운명공동체, 혼합매체, 가변크기, 2024 In the Same Boat, Mixed Media, Variable Dimensions, 2024 운명공동체, 혼합매체, 가변크기, 2024 In the Same Boat, Mixed Media, Variable Dimensions, 2024 Respect, 혼합매체, 가변크기, 2024 Respect, Mixed Media, Variable Dimensions, 2024 본 전시는 예술경영지원센터 [2024 전속작가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되었습니다.